포트별 W, 무게 g, 출장비 — 사기 전에 안 봤다가 서랍으로 간 기기들

3년 쓴 선풍기가 멈춰서 수리를 불렀다. 모터 부품값 8천 원, 출장비 3만 5천 원, 합쳐 4만 3천 원이었다. 고치러 온 쪽에서 먼저 새로 사는 게 싸다고 했다. 그 김에 최근 몇 년 사이 산 기기들을 다시 봤더니, 서랍으로 간 물건은 전부 상세페이지에 안 적혀 있던 숫자 하나 때문에 밀려나 있었다.

부품값보다 사람 오는 값이 네 배였다

부품 8천 원이라는 말에 싸다고 생각했다. 다음 문장이 출장비 3만 5천 원이었다. 부품값의 네 배가 넘었다. 견적에서 실제로 움직이는 값은 부품이 아니라 출장비 쪽이었는데, 나는 전화로 부품값부터 물었다. 그 숫자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았다.

날개도 몸통도 버튼도 멀쩡했다. 그게 납득이 안 돼서 그냥 도로 들고 왔다. 몇 주째 베란다에 서 있다. 고치지도 버리지도 못한 상태다.

65W라고 적혀 있었는데 폰 충전이 멈췄다

충전기 하나로 다 끝난다길래 65W 멀티 충전기를 샀다. 노트북을 꽂는 순간 폰 쪽 충전 표시가 멈췄다. 포트가 두 개여도 65W를 합계로 나눠 쓰는 구조였다. 노트북이 45W쯤 가져가면 남는 건 20W도 안 됐다.

상세페이지에는 동시 충전이 된다고 적혀 있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없던 건 포트별 출력이었다. 노트북만 꽂았을 때와 둘 다 꽂았을 때 폰 충전 표시를 번갈아 보고서야 확인했다. 지금은 예전에 쓰던 20W 단일 포트 충전기를 가방에 하나 더 넣고 다닌다.

비싼 쪽이 먼저 서랍으로 갔다

9만 원짜리 무선 마우스는 반년 만에 서랍으로 들어갔다. 이유는 두 개였다. 버튼이 8개라 손이 계속 헷갈렸고, 130g이라 오래 잡으면 손목이 먼저 티를 냈다. 버튼 적은 2만 원짜리는 3년째 책상 위에 있다.

보조배터리는 3개를 써보고 나서야 알았다. 갈린 건 용량이 아니라 무게였다. 20000mAh는 가방에서 존재감이 너무 커서 안 들고 나가게 됐고, 매일 챙긴 건 얇은 10000mAh 쪽이었다. 충전 속도는 체감상 비슷했다.

산 값과 지금 있는 자리

물건 숫자 지금 어디 있나
무선 마우스 9만 원, 버튼 8개, 130g 반년 만에 서랍
무선 마우스 2만 원, 버튼 적음 3년째 책상
멀티 충전기 2포트 합계 65W 쓰긴 쓰되 20W를 따로 챙김
보조배터리 20000mAh 무거워서 집
보조배터리 10000mAh 매일 가방
선풍기 3년 사용, 부품 8천 원 + 출장 3만 5천 원 베란다

다음에 살(할) 때 확인할 것

  1. 충전기 상세페이지에 포트별 최대 출력(W) 이 포트마다 따로 적혀 있는지. "2포트 동시 사용 시 45W+20W" 같은 분배 표기가 없으면 합계값 하나만 크게 써둔 것이다.
  2. 마우스와 보조배터리 스펙란에 무게(g) 가 배터리 포함 기준으로 적혀 있는지. 마우스는 버튼 개수도 같이 센다.
  3. 수리 접수 화면이나 안내에 출장비가 부품값과 별도 항목으로 적혀 있는지. 전화로는 부품값부터 묻지 않는다.

선풍기는 아직 베란다에 있다. 4만 3천 원이면 새 제품과 큰 차이가 안 나서, 3년 된 이 모델은 안 고치는 쪽으로 기울었다. 다만 이건 8천 원짜리 모터 하나만 갈면 되는 조건에서의 계산이다. 부품이 더 비싼 가전이나 보증기간이 남은 제품에도 같은 셈이 성립하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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