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트북 꽂으니 폰 충전이 멈췄다 — 65W 멀티 충전기 전력 분배 이야기
노트북을 꽂자 폰이 조용해졌다
65W 하나면 다 끝난다는 말에 혹해서 샀다. 포트 두 개, 숫자 크게 박힌 상세페이지. 노트북이랑 폰을 나란히 꽂아두고 딴짓하다 돌아왔는데 폰 배터리가 처음 그대로였다. 케이블을 바꿔 꽂아봤다. 그대로였다. 노트북 코드를 뽑으니 그제서야 폰이 충전되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진짜로 놀란 건 고장이 아니라 정상 동작이라는 점이었다.
포트가 두 개여도 65W는 하나다
찾아보니 총 출력을 나눠 쓰는 구조였다. 노트북이 45W쯤 가져가면 남는 건 20W도 안 된다. 폰 쪽에 뭔가 흐르긴 하는데, 화면 켜놓고 쓰면 줄어드는 속도를 못 따라간다. 상세페이지에 동시 충전 된다고 써 있긴 했다. 거짓말은 아니었다. 되긴 됐다. 다만 나눠서 됐다.
| 꽂은 조합 | 노트북 | 폰 |
|---|---|---|
| 노트북만 | 문제 없음 | - |
| 둘 다 | 45W쯤 가져감 | 남은 20W 미만, 체감상 멈춤 |
| 폰만 | - | 문제 없음 |
숫자를 재는 장비는 없었고 화면에 뜨는 표시와 체감으로 본 거라 정확한 값은 아니다. 다만 폰이 안 찬다는 사실은 며칠 내내 똑같았다.
결국 가방에 충전기가 두 개가 됐다
하나로 끝내려고 산 건데, 예전 쓰던 20W짜리를 다시 꺼내 가방에 넣었다. 노트북은 큰 거, 폰은 작은 거. 우습지만 이 조합이 제일 속 편했다.
비슷한 일을 보조배터리에서도 겪었다. 3개 써봤는데 결론은 용량보다 무게였다. 20000mAh는 가방 안에서 존재감이 너무 커서 결국 안 들고 나갔고, 매일 챙긴 건 10000mAh 얇은 쪽이었다. 충전 속도는 체감상 비슷했다. 마우스도 그랬다. 버튼 8개짜리 9만 원은 반년 만에 서랍으로 갔고, 2만 원짜리가 3년째 책상에 있다.
다음에 살 때 볼 것
- 총 출력 말고 두 포트 동시 사용 시 분배가 어떻게 되는지 적혀 있는가
- 내 노트북이 평소 몇 W를 가져가는가 (이걸 모르면 65W든 100W든 의미가 없었다)
- 가방에 넣었을 때 무게. 안 들고 나가면 성능은 0이다
- 포트 개수, 버튼 개수처럼 세기 쉬운 숫자는 일단 뒤로 미룬다
아직 못 정한 것
하나로 합치는 게 맞는지, 작은 걸 두 개 들고 다니는 게 맞는지는 아직 모르겠다. 지금은 두 개 쪽인데 가방을 열 때마다 좀 지저분하다. 충전기를 새로 사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이번엔 상세페이지 숫자만 보고는 안 살 생각이다. 멀티 충전기 쓰는 사람이라면 노트북이랑 폰을 같이 꽂아놓고 10분쯤 뒤에 폰 배터리를 한 번 확인해보는 게 빠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