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스위치 한 번에 스마트 전구 3개가 앱에서 통째로 사라졌다

거실 조명을 스마트 전구 세 개로 바꾸는 데 4만 원이 들었다. 벽 스위치를 한 번 내리면 그 세 개가 동시에 앱 목록에서 사라졌고, 스위치를 다시 올린 뒤 목록에 다시 뜨기까지 1분 안팎을 기다려야 했다. 지금 그 스위치 위에는 테이프가 한 장 붙어 있다. 4만 원짜리 조명을 몇백 원짜리 테이프가 지키는 중이다.

스위치 한 번에 세 개가 같이 사라졌다

일은 늘 같은 방식으로 났다. 식구가 방을 나가면서 습관처럼 벽 스위치를 내렸다. 불이 꺼지는 건 맞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폰을 열면 전구 세 개가 통째로 오프라인이었고, 음성으로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 스위치를 다시 올리면 불은 들어오지만, 앱에서 밝기를 만질 수 있게 되기까지는 또 기다려야 했다.

제일 놀란 건 사라지는 방식이었다. 세 개가 하나씩 순서대로 떨어져 나가는 게 아니라, 다 같이 없어졌다가 다 같이 돌아왔다. 스위치 하나에 물려 있으니 당연한 일인데, 살 때는 그 생각을 한 번도 안 했다.

원인 — 꺼져 있는 동안에도 전기가 들어와 있어야 한다

스마트 전구는 "꺼진 상태"를 스스로 유지하는 기기다. 소켓에 전기가 들어와 있어야 와이파이에 붙어 있고, 붙어 있어야 앱이 켜라는 말을 전달할 수 있다. 벽 스위치를 내리면 그 전기 자체가 끊긴다. 그 순간 전구는 꺼진 기기가 아니라 없는 기기가 된다.

다시 올렸을 때 시간이 걸리는 것도 같은 이유였다. 전원이 들어오고, 전구가 부팅되고, 공유기에 다시 붙고, 그 상태를 앱까지 알린다. 이 순서가 다 끝나야 목록에 뜬다. 스위치를 내리기 전과 다시 올린 뒤 앱 화면을 번갈아 보면서 확인한 게 그거였다.

스위치 상태별로 뭐가 됐나

벽 스위치 상태 앱에서 보이는 상태 앱·음성 제어 다시 쓸 수 있게 되기까지
올림 · 불 켜짐 온라인 밝기·색 조절 모두 됨 즉시
올림 · 앱으로 끔 온라인 다시 켜짐 즉시
내림 목록에서 사라짐 아무것도 안 됨 스위치를 올려야만 복구
내렸다가 다시 올림 잠깐 사라졌다 복귀 복귀 후 정상 1분 안팎

네 줄 중에 문제가 되는 건 아래 두 줄뿐이다. 그런데 집에서 제일 자주 일어나는 게 그 두 줄이었다.

테이프 한 장으로 막은 자리

스위치 위에 테이프를 붙여 내려가지 않게 만들었다. 조명은 이제 앱과 음성으로만 끈다. 그 뒤로는 전구가 사라지는 일이 없었다. 4만 원어치 기기의 유일한 약점을 테이프가 막고 있다는 게 우습긴 했지만, 실제로 먹히는 방법이 그것뿐이었다.

안 맞는 집도 분명하다. 식구가 여럿이고 벽 스위치를 손에 익은 대로 쓰는 집이면 테이프는 매번 시비 거리가 된다. 벽 스위치를 계속 쓰고 싶으면 전구가 아니라 스위치 쪽을 바꾸는 게 맞다. 그쪽은 우리 집에서 해보지 않았으니 얼마나 편해지는지는 말하지 못한다. 전구 자체는 다시 산다. 다만 다음엔 스위치를 어떻게 할지 먼저 정하고 살 생각이다.

다음에 살 때 확인할 것

  1. 구성품 목록에 배터리식 무선 스위치나 리모컨이 있는지. 벽 스위치를 대신할 물건이 상자 안에 들어 있으면 테이프를 붙일 일이 없다. 상세페이지 구성품 사진에서 바로 보인다.
  2. 연결 방식이 2.4GHz 와이파이 단독인지, 별도 허브가 필요한지 적혀 있는지. 허브가 필요한 제품이면 전구값 외에 허브값이 따로 붙고, 끊겼을 때 확인할 곳도 하나 늘어난다.
  3. 앱 설정 화면에 "전원 복귀 시 동작"(정전 후 상태) 항목이 있는지. 전기가 다시 들어왔을 때 켜짐으로 갈지 마지막 상태로 갈지 고를 수 있는 제품인지, 설정 화면 캡처가 상세페이지에 있으면 거기서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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